슬로우 시티에서

2012.6.19-6.20

with 최성환님

벼르고 벼르고 별르던 신안 증도를 다녀왔다.

몇년 전 칠면초와 어우러 지는 S자 수로를 보고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한데,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엄두가 나지 않던 차

섬소년 최성환님을 꼬드겨 다녀왔다.

아직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삐비가

하얀 씨앗들을 다 날려버리고 대만 남았던게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여유 있게 즐기는 여행이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녹색 부분에 하얀 삐비가 피어 있는 광경을 상상 해 보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내년 5월을 기다려야지...

칠면초는 아직 덜 자라서 8월말이나 9월초에 다시 가 봐야 할 것 같다.



전망대에 올라 가서 염전에 이글 거리는 태양을 담는다.

여기 사진은 대개가 무보정이다. (보정도 달리 보정실력이 없어서... 니콘캡춰에서 깔짝거리고 만다)

이 사진도 무보정이지만, 사실 무보정이라는게 그리 자랑거리는 아니다.

이미 카메라에서 컨트라스트와 샤픈, 밝기 등을 다 조절해서 찍기는 하지만,

보정을 통해서 비로소 작가의 표현하고 싶은 바가 십분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데도 게으름 탓인지 보정 실력은여지껏초보 수준이다.



하늘도 부옇고, 해도 힘이 없다.

그래도좋다.

녹색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좋다.



아침 일찍일어나 증도를 한 바퀴 돌아본다.

여수는 비가와서 맑은데, 여기는 비가 안와서인지 여전히 부옇다.

해수를 담아 놓는 저수지에는 바람 한 점 없는 덕에 거울처럼 매끄럽다.

세수도 안한 아침 해가 늦은 아침을 맞는다.

이 느낌도 참 좋다.

수수한 시골 아낙 같은 느낌이랄까....



아침 해가 느리작거리며 올라오다가 그만 배 매어놓은 줄에 걸렸다.

뭉그작거리다가 내 저럴 줄 알았다. ㅋㅋ



희뿌연 뻘밭의 아침이 슬로우시티의 느낌을 120% 내게 전달해 준다.

너무너무 좋다.



뻘 가운데 모래가 있나보다.

유난히도 밝아보여서 이국적이다.



식당 아주머니가 끓여준 짱뚱이탕을 아침으로 먹고,

새벽부터 돌아다니며 쥔장 아저씨가 안내해 준 포인트 중 가장 좋은 곳으로

포인트를 잡았다. (트럭을 몰고 여기 저기 열심히 가르쳐 주셨다. 대신 짱뚱어 사진 한 장 보내드리기로 했다. ㅎ)



내가 가진 망원렌즈는 시그마 500nn 반사렌즈다.

하긴 렌즈라고 해봤자 FF렌즈는 24-70과 85.8, 500.8 세개가 전부이다.

망원이 필요할 때면 울며 겨자먹기로 500mm 반사렌즈를 쓰긴 하진만,

촛점을 수동으로 조작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시력이 별로인 내게는 쥐약이다.

그래도, 너무나 예쁜 보케를 내게 선사해 주기에 아끼는 렌즈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찍을 땐 너무 힘들다. ㅠㅠ

짱뚱어 눈 찍으려다가 내 눈 버리겠다.

그래도 간신히 한 컷 건졌다.



물 속에서 눈만 내놓고 살펴보는 짱뚱어...

그래.... 서로 눈 쌈하자....



생태가 잘 보존 된 덕분인지

천지가 게판이다.


여행에 동행하신 섬소년...

섬에서 발전기 돌리느라 보름에 한 번씩 뭍으로 나온다.

같이 출사할 때면 렌즈를 빌려 주시기도 한다. 감사 ^^


모처럼 좋은장면이 포착 되었다.

아뿔사... 그런데 카메라에 물려 있는건 85mm......ㅠㅠ

일단 찍고 크롭하니해상도가 메롱이다.



이렇게 먼 곳에도 관광객이 많이 오나보다.

평일인데도 관광객 두 무리가 지나간다.

탐방로 부근에 사는 짱뚱어들은 이젠 만성이 되었나보다.

사람이 지나가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여기 나좀 봐주세요..."

짱뚱어 한 마리가 포즈를 취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왕따 나무 한 그루 발견하고 차를 세운다.

이곳의 흙색은 붉은색을 띄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강렬해 보인다.




양파 수확 시기인가보다.

양파를 실은 트럭들이 줄을 지어 달려간다.

이 곳에선 양파를 실은 트럭에게 우선권을준다.

정말이다.

그런 문구가 길가에 붙어 있다.

"양파차량에게 양보해 주세요."


사진은 많이 담았어도 쓸만 한건 ....

그래도 이렇게 여유 부리며 돌아 다니는게 너무나 좋다.

이럴땐 백수 할 만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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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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